영화 《어바웃 타임》은 시간 여행이라는 판타지적 소재를 통해 삶의 소중함을 진중하게 풀어낸 작품입니다. 단순한 로맨스가 아닌, 일상과 가족, 사랑에 대한 깊은 통찰을 담고 있어 많은 이들의 인생 영화로 손꼽힙니다. 이번 글에서는 《어바웃 타임》이 우리에게 남긴 감동과 교훈을 세 가지 주제로 나누어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시간여행보다 더 특별했던 건, 매일의 일상이었습니다
영화 《어바웃 타임》을 처음 봤을 때, 저는 단순히 ‘시간여행’을 소재로 한 로맨틱 코미디일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영화를 끝까지 보고 나니, 이건 단순한 사랑 이야기도, SF 영화도 아닌, 인생을 대하는 태도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가벼운 마음으로 보기 시작했다가 마지막에는 마음속에 조용한 파동이 일었고, 눈물이 나기도 했습니다. 이 영화가 그렇게 잔잔하지만 강하게 다가오는 이유는 ‘시간’이라는 소재를 통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감정을 건드리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영화의 주인공 팀(돔놀 글리슨)은 어느 날, 아버지(빌 나이)에게 놀라운 사실을 듣게 됩니다. 바로, 자신들의 가문 남자들은 모두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단, 과거로만 돌아갈 수 있고, 오직 자신이 살았던 시점으로만 갈 수 있다는 제한이 있지만요. 팀은 이 능력을 알게 된 후, 인생의 여러 순간들을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기 위해 시간여행을 하게 됩니다. 처음에는 사랑을 위해, 이상적인 데이트를 위해, 말실수를 고치기 위해 시간을 되돌리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는 깨닫게 됩니다. 완벽한 순간을 만들기 위한 시간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을 충실히 살아가는 것이 진짜 삶의 행복이라는 것을요. 이 영화가 특별한 건, ‘시간여행’이라는 판타지를 빌려 현실을 더 깊이 들여다보게 만들었다는 점입니다. 누구나 한 번쯤은 “그때 그 말을 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그 순간 다시 돌아가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있을 것입니다. 《어바웃 타임》은 그런 아쉬움을 되돌릴 수 있는 능력을 가진 남자의 이야기지만, 결국 우리 모두가 할 수 있는 가장 소중한 선택은 ‘지금 이 순간을 사랑하며 사는 것’이라는 결론에 다다릅니다.
평범해서 더 소중한 사랑, 팀과 메리
팀은 시간여행 능력을 가진 특별한 인물이지만, 그의 연애는 정말 현실적이고 인간적입니다. 어느 날 우연히 식당에서 만난 메리(레이첼 맥아담스)에게 첫눈에 반하게 되고, 여러 번 시간을 되돌려 그녀의 마음을 얻기 위한 노력들을 펼칩니다. 처음엔 능력의 힘을 빌려 완벽한 상황을 만들어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 능력이 필요 없어지는 걸 느낍니다. 진짜 사랑은 인위적인 완벽함보다, 불완전함 속에서도 서로를 아끼는 마음에서 시작된다는 걸 보여줍니다. 둘의 사랑은 드라마틱한 고백이나 극적인 사건 없이 흘러갑니다.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일상을 살아가는 과정이 대부분입니다. 그런데 그 일상이 너무나 따뜻하고 사랑스럽게 다가옵니다. 매일 아침 눈을 뜨고, 함께 식사를 하고, 아이를 재우는 평범한 장면들이, 영화에서는 가장 빛나는 순간으로 그려집니다. 그건 아마도 감독이 우리가 놓치고 사는 ‘평범함의 가치’를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것은 팀이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능력을 덜 사용하게 된다는 점입니다. 예전엔 하루를 되돌려 실수를 고치고, 더 나은 말을 선택했지만, 점점 그는 그런 과거의 반복보다 지금 이 순간을 충분히 느끼고, 감사하며 살아가는 법을 배워갑니다. 그것이 바로 이 영화가 던지는 메시지의 핵심입니다.
특별한 순간만을 쫓기보다, 지금 옆에 있는 사람의 따뜻한 말 한마디, 해가 지는 풍경, 아이가 웃는 얼굴, 부모님과 나눈 짧은 대화… 그런 소소한 장면들이야말로,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시간’이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아버지와의 시간, 되돌릴 수 없는 그 순간의 의미
《어바웃 타임》을 이야기할 때 절대 빼놓을 수 없는 건 바로 팀과 아버지의 관계입니다. 영화 후반부로 갈수록, 이 부자의 관계는 로맨스보다 더 큰 감동을 줍니다. 팀의 아버지는 항상 여유롭고 지혜로우며, 팀이 인생에서 중요한 선택을 할 때마다 조용히 조언을 해줍니다. 그가 해주는 말 중 하나는 정말 깊은 여운을 남깁니다. “나는 같은 하루를 두 번 산다. 처음은 그냥 살고, 두 번째는 모든 순간을 음미하며 살아보는 거야.” 이 말은 영화의 전체 메시지를 함축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매일 반복되는 하루를 사는 것처럼 느끼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단 하루도 똑같은 날은 없고, 모든 순간은 한 번뿐입니다. 그걸 알고 사는 사람만이 진짜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입니다. 아버지가 죽음을 앞두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팀은 그와의 시간을 다시 되돌려 계속 함께 있으려 합니다. 시간여행 능력을 가진 그들 부자에게는 ‘이별’이 그저 물리적 거리가 될 수도 있지만, 결국 팀은 아버지를 떠나보내야 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게 됩니다. 왜냐하면 새로운 아이가 태어나면 더는 과거로 돌아갈 수 없기 때문입니다.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는 능력이 있어도, 인생의 모든 순간을 붙잡아둘 수는 없다는 현실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아버지와 함께 해변을 걷는 장면… 과거의 추억 속에서 그들은 마지막 하루를 함께 보냅니다. 웃으며, 아무 일 없다는 듯이. 이 장면은 아마 많은 사람들이 《어바웃 타임》을 최고의 영화로 꼽는 이유 중 하나일 것입니다.
《어바웃 타임》은 겉보기엔 로맨틱 코미디지만, 그 안에는 삶을 바라보는 깊은 철학이 담겨 있습니다.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는 설정은 마법 같지만, 이 영화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지극히 현실적이고 따뜻합니다. 우리는 모두 시간을 되돌릴 수 없습니다. 말실수도 하고, 누군가에게 상처도 주고, 때로는 소중한 사람과 이별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이 ‘지금 이 순간’이 얼마나 귀한지를 알려주는 경험입니다. 완벽하지 않아도, 반복되지 않아도, 지금 이 하루가 충분히 아름답고 소중하다는 걸 이 영화는 조용히 일깨워줍니다. 영화 속 팀처럼, 우리도 눈을 감고 돌아가는 마법은 없지만, 하루를 끝내기 전에 한 번쯤은 “오늘을 어떻게 보냈지?” 하고 돌아보는 것만으로도,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을지 모릅니다.
《어바웃 타임》은 시간여행 영화이면서도, 결국에는 ‘지금 이 순간을 사랑하는 법’을 알려주는 감성적인 인생 영화입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봐도 좋고, 혼자 조용히 생각을 정리하고 싶을 때 봐도 좋은 영화입니다. 영화를 다 보고 나면, 익숙했던 하루가 조금 다르게 느껴질지도 모릅니다.